보도자료

[몽골 사막에 희망을 심다](上) 황무지 속 오아시스

⦁ 등록일 2023-08-14

⦁ 작성자 관리자

⦁ 조회 2924

⦁ 기사출처 데일리굿뉴tm

⦁ 원본링크 https://www.goodnews1.com/news/articleView.html?idxno=424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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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숲사랑청소년단, 몽골 룬솜 방문
한-몽 그린벨트 사업단 조림지 견학

[편집자 주]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3시간이면 도착하는 몽골. 우리나라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매력이 가득하다. 울란바토르 공항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광활한 자연이 펼쳐진 신비의 땅. 하지만 기후변화는 자연과 가장 가까운 이곳을 가장 먼저 덮쳤다. 드넓은 초원을 잠식하는 사막화로 호수가 마르고 가축들이 먹을 풀이 사라진다. 본지는 사단법인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이사장 김명전)과 함께 아름다운 자연 뒤에 숨겨진 몽골의 기후위기 현장을 찾았다. 

▲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이사장 김명전)은 지난 9일부터 몽골에서 "2023 글로벌 숲탐방 원정대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사진은 한몽 그린벨트 사업단이 조성한 룬솜 조림지 입구. ⓒ데일리굿뉴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서쪽으로 130km를 달리면 나오는 룬솜. 두 시간을 달려 도달한 룬솜은 시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지평선까지 이어진 초원에는 하얀 게르(천막)와 풀을 뜯고 있는 말과 소, 양 떼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언덕과 맞닿은 하늘에 떠있는 구름 몇 점이 하얀 게르와 환상적인 데칼코마니를 이뤘다. 

전날 내린 비로 혹여 바퀴가 웅덩이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지만 대형버스는 거침없이 넓은 평원을 가로질렀다.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이사장 김명전) 소속 40여 명의 초·중·고 대원과 지도교사들은 덜컹거리는 버스에 몸을 맡긴 채 끝이 안 보이는 초원을 달렸다.   

한참을 가다보니 태극기와 몽골 국기가 나란히 그려진 팻말이 보였다. 우리나라 산림청과 몽골 정부가 "한-몽 그린벨트 프로젝트" 일환으로 조성한 "툽 아이막 룬솜 사업소" 입구였다. 

이날 해설사로 나선 한-몽 그린벨트 사업단 이성길 단장은 "이곳은 몽골 사막화를 막기 위해 우리나라와 몽골이 함께 추진한 녹화사업소"라며 "여기에 심긴 수십만 그루의 나무들이 방풍림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땅을 비옥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 한국숲사랑청소년단 대원들이 한-몽 그린벨트 사업단 이성길 단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사막화 대응 위해 한-몽 "맞손"


우리나라 산림청과 몽골의 인연은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산림청은 1998년 몽골 자연환경부(현 환경관광부)와 산림협렵 양해각서를 체결, 사막화 방지에 협력해왔다. 2007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한-몽 그린벨트 프로젝트" 1단계 사업을 시작해 3,000ha이 넘는 면적을 조림하는 데 성공했다. 여의도 면적의 10배  크기다.  

이날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에도 산자나무와 노랑아카시, 포플러 나무, 비술나무 등이 푸릇푸릇한 잎파리를 뽐내고 있었다. 모두 건조하고 추운 지역에서 잘 견디는 수종이다. 일부 나무들은 성인 남성의 키를 훌쩍 넘길 정도로 높이 자랐다. 대원들은 산자나무에 맺힌 노란 비타민 열매를 따서 맛보며 사업 성과를 실감했다. 

이성길 단장은 "척박한 몽골 땅에서 나무들이 이렇게 크게 자란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며 "내륙국가 특유의 혹독한 기후와 건조한 토양, 가축떼의 습격 등 한국과는 다른 어려움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단장은 "몽골 녹화사업이 이렇게 큰 성과를 거둔 사례는 전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할 것"이라며 "녹화 사업을 추진하는 다른 국가들과 기관 등에서 배워 가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자부했다. 

▲ "툽 아이막 룬솜 사업소" 조림지. 산자나무가 줄지어 심겨져 있다. ⓒ데일리굿뉴스

▲ 조림지 물탱크 너머로 한-몽 그린벨트 사업단이 조성한 나무들이 보인다. ⓒ데일리굿뉴스

임업 넘어 농업까지 지원

이후 대원들은 조림지 인근에 자리한 혼농임업 사업장에 들렸다. 비닐하우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수박과 호박, 오이가 탐스럽게 열려있었다. 이제 막 고개를 내민 쌈채소 새싹들도 보였다. 

이 단장은 "작물 재배는 한-몽 그린벨트 프로젝트 3단계 사업"이라며 "아직 시범단계 수준이지만 혼농임업을 계속 확장시켜 생태계 순환을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산림청은 인근에 교육센터를 개소해 작물 경작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교육센터를 통해 지역 주민에게 농사짓는 방법을 새로운 일자리 창출까지 도모하고 있다. 양묘와 조림 기술뿐만 아니라 "K-농업"까지 전수한 셈이다. 

▲ 혼농임업 사업장 내부 모습. 오이와 호박 등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익숙한 작물들이 눈에 띈다. ⓒ데일리굿뉴스

우리나라가 세 차례에 걸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나무를 심는 데는 이유가 있다. 몽골은 전세계 어느 국가보다 기후위기를 직격탄으로 맞았기 때문이다. 

몽골 자연환경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60년간 세계 평균기온이 섭씨 0.7도 상승하는 동안 몽골은 무려 2.1도 상승했다. 사막화 현상도 심각해지고 있다. 1990년 전 국토의 40%가 사막이었는데 지금은 80~90% 가까이 늘었다. 지난 30년 사이에 사라진 강만 해도 1천 곳이 넘는다. 

이 단장은 "몽골에서 황사가 발생하면 이틀 뒤에 서울에 도달할 정도로 전세계의 생태계 환경은 이어져 있다"며 "기후위기는 결코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탐방을 마친 한국숲사랑청소년단 대원들은 몽골 사막화를 막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입을 모았다. 

최고은 대원(신탄진중, 14)은 "한국도 이제 더 이상 사막화를 피해 갈 수 없는 것 같아서 걱정"이라며 "산림청이 몽골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나무를 키우는 게 신기했고, 이런 사업들이 더 많아져서 생태계가 회복되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형정 대원(경안여중, 15)은 "오늘 견학을 통해 나무 하나가 자라는 데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기후위기로 몽골 사막화가 심해진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고 나부터 자원을 아끼면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탐방을 총괄한 김동균 한국숲사랑청소년단 단장은 "대원들이 설명을 열심히 듣고 진지하게 탐방에 임하는 모습이 기특했다"며 "척박한 땅에 심은 나무 한 그루로 인해 동식물과 곤충, 토양 등 모든 생태계가 되살아난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계속해서 숲 사랑을 실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은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2023 글로벌 숲탐방 원정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날 룬솜 조림지 탐방을 시작으로 울란바타르 도심숲 나무심기와 테를지 국립공원 방문, 유목민 생활체험 등 다양한 생태답사 활동이 마련돼 있다. 탐방 기간 동안 대원들은 네 개의 조로 나눠져 사막화 해결방안을 모색, 기후위기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이 한몽 그린벨트 사업단이 조성한 룬솜 조림지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