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 "필리핀 대형 산사태 남벌 못막은 정부 책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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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14-03-05 ⦁ 작성자 관리자 ⦁ 조회 4700 ⦁ 기사출처 중앙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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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정국이 또다시 불안하다. 지난 17일 일어난 중부 레이테주의 산사태 원인이 무분별한 벌목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국민의 정부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 군부에서는 또다시 쿠데타 설이 새어나오고 있다. 산사태 희생자는 18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닐라 타임스 등 필리핀 언론들은 18일 이번 사태는 지난 30여 년간의 무차별적으로 진행된 남벌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레이테 섬은 1970년대부터 원주민들이 화전 등을 위해 대규모 남벌이 진행됐다. 이 때문에 91년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 50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2003년에도 대규모 산사태로 수만ha의 농경지가 훼손됐다. 필리핀 환경운동가들은 지난 10년간 남벌금지 조치를 취하도록 정부에 촉구했으나 정부는 2004년 12월에야 남벌금지령을 내렸다. 12년 전 필리핀 산림정책 자문을 맡았던 한 환경운동가는 "7000㎢에 이르는 레이테 섬의 울창한 산림이 지난 30년 동안 절반 정도 남벌돼 폭우가 내리면 산사태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앞으로도 이 같은 사태는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리핀 야당과 적십자사도 18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는 남벌을 막지 못한 정부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정부에 대한 비난이 계속되자 군부 쿠데타 설이 나돌고 있다.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산사태 후 군 핵심지도자와 대통령 궁에서 비상 대책회의를 열고 쿠데타 발생 등 정국 위기상황 직전에 발령하는 적색경계령을 전국 11만 경찰에 내렸다고 AP 등 외신이 전했다. 이에 따라 18일 오전부터 수도 마닐라로 이어지는 모든 병력 이동은 통제됐고 검문검색이 강화됐다. 필리핀 정부는 이와 관련, "현재 사법부가 쿠데타 설 배후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으며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산사태 이후 20여 개국에서 구호의 손길이 답지했다. 국제적십자연맹(IFRC)은 지난 17일 비상금고에서 20만 스위스프랑(약 15억원)을 지원키로 했고, 중국도 위로를 전하고 현금 25만 달러를 포함해 100만 달러어치의 구호품 등을 제공했다. 호주 정부 산하의 대외지원기금(AusAid)은 필리핀 적십자사와 구호기관을 통해 74만 달러의 긴급지원금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은 군함 2척과 헬기 17대, 해병대원 1000명을 사고현장에 파견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사고현장에는 폭우가 이어져 생존자 구조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구조대는 사고 첫날인 17일 57명의 생존자를 흙더미에서 구출했다. 그러나 18일엔 한 명의 생존자도 찾아내지 못하고 56구의 시체만 발굴했다. 특히 산사태가 초등학교를 덮친 직후 어린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긴박하게 구조를 요청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내용이 공개되면서 희생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커 가고 있다. 한 여자 선생님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한 교실 안에 아직 살아있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한 학생은 "우리는 살아있어요. 제발 구해주세요"라고 적었다. 하지만 17일 저녁 이후 더 이상의 문자 발송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지 관계자들은 최근 2주간 680㎜의 강우량을 기록한 사고 현장에 18, 19일에도 많은 비가 내려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